최소 세 수 앞은 봐라

에필로그 아빠
2022년 8월 22일
<p>저는 장기를 조금 둘 줄 압니다. 제가 13살 때 어학연수로 갔던 필리핀 기숙사의 한인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었거든요. 중학생 꼬맹이들이 매일 저녁 장기를 그렇게나 둬댔습니다. 생각해 보니 웃기네요.</p>
<p>아무튼 거기에서 장기를 조금 배웠고, 그래서 종종 할아버지 댁에 놀러가면 할아버지와 장기를 둡니다. 물론 수십년의 세월로 다져진 실력에 제가 감히 도전할 수는 없고, 소주 몇 잔으로 판단력을 흐리고 장기말도 몇 개 빼야 겨우 비등비등해지는 수준입니다.</p>
<p><br></p><p><b>## 최소 세 수 앞은 봐라</b></p><p>장기를 두면서 가장 어이없을 때는, 정신을 차려보니 제가 이미 지는 상황에 놓여있는 경우입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먹을 수 있는 말은 다 먹는데, 어느새 전체 게임에서는 제가 지고 있는 것이죠.</p>
<p>할아버지는 그런 저에게 늘 <b>최소 세 수 앞은 내다보고 말을 움직이라</b>고 하십니다. 더 크게, 더 멀리 보라는 겁니다. 당장 뭘 먹을지가 아니라, <b>어떻게 하면 이 판에서 이길 수 있을지</b> 고민하고, 거기에서 거꾸로 지금의 행동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매번 ‘이번 차례에서는 어떤 말을 먹을 수 있으려나'만 고민하기 때문에 늘 할아버지가 파놓는 함정에 빠지는 것이죠.</p><p><br></p>
<p>이는 곧 <b>장기적 관점</b>에 대한 겁니다. 물론, 장기는 게임이고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우리 삶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적절치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같은 것 같아요. 제가 장기를 둘 때처럼 당장 눈 앞에 있는 것만 해결하려 하지 않고, <b>충분한 고민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길게 보는 자세</b>&nbsp;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충분한 고민이란 내 삶이 장기적으로 어디를 향하길 바라는지에 대한 고민입니다.</p><p><br></p><p><b>## 삶의 장기적 목표</b></p>
<p>반대되는 시각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평론가 이동진 님은 “<b>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b>”라는 말을 하셨는데 무척 공감합니다. 우리 삶은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우리 삶은 결코 뜻대로만 되지 않으니까요.</p>
<p>하지만 그럼에도 <b>삶의 장기적 목표</b>는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흐릿하더라도 방향을 설정해 두는 것과, 아예 아무 방향이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구불구불한 길일지라도 어떤 목표를 향해 성실하게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인 것 같습니다. 반드시 거창한 목표가 아닐지라도 말이죠.</p><p><br></p>
<p>삶에서든 장기에서든, 어떤 방향(원하는 결과)을 설정해 두고 거기에서 거꾸로 ‘<b>그럼 내가 지금 당장 뭘 해야 하지?</b>’ 고민하는 것은 좋은 전략입니다.</p><p>예를 들어, 누군가의 궁극적인 목표가<b>&nbsp;창업가</b>가 되는 것이라고 해볼까요. 그럼 그 사람이 창업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요? 창업가로서 실력을 쌓는 것이겠죠. 그런데 창업가의 실력은 지금 당장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요? 직접 창업을 하고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매니저(PM)로 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PM만큼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는 제품에 깊게 관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이게 지금 저의 판단이기도 합니다.</p>
<p>물론 이게 반드시 옳은 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옳다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사는 수밖에 더 있을까요.</p>
<p><br></p><p>이번 글에서는 ‘장기'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썼군요.</p><p><br></p>
<p><b><font color="#ed6f63">Q. 내 삶의 장기적인 목표로는 어떤 게 있나요?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런 고민을 깊이 해본 적이 있나요?</font></b></p>

저는 장기를 조금 둘 줄 압니다. 제가 13살 때 어학연수로 갔던 필리핀 기숙사의 한인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었거든요. 중학생 꼬맹이들이 매일 저녁 장기를 그렇게나 둬댔습니다. 생각해 보니 웃기네요.

아무튼 거기에서 장기를 조금 배웠고, 그래서 종종 할아버지 댁에 놀러가면 할아버지와 장기를 둡니다. 물론 수십년의 세월로 다져진 실력에 제가 감히 도전할 수는 없고, 소주 몇 잔으로 판단력을 흐리고 장기말도 몇 개 빼야 겨우 비등비등해지는 수준입니다.


## 최소 세 수 앞은 봐라

장기를 두면서 가장 어이없을 때는, 정신을 차려보니 제가 이미 지는 상황에 놓여있는 경우입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먹을 수 있는 말은 다 먹는데, 어느새 전체 게임에서는 제가 지고 있는 것이죠.

할아버지는 그런 저에게 늘 최소 세 수 앞은 내다보고 말을 움직이라고 하십니다. 더 크게, 더 멀리 보라는 겁니다. 당장 뭘 먹을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판에서 이길 수 있을지 고민하고, 거기에서 거꾸로 지금의 행동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매번 ‘이번 차례에서는 어떤 말을 먹을 수 있으려나'만 고민하기 때문에 늘 할아버지가 파놓는 함정에 빠지는 것이죠.


이는 곧 장기적 관점에 대한 겁니다. 물론, 장기는 게임이고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우리 삶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적절치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같은 것 같아요. 제가 장기를 둘 때처럼 당장 눈 앞에 있는 것만 해결하려 하지 않고, 충분한 고민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길게 보는 자세 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충분한 고민이란 내 삶이 장기적으로 어디를 향하길 바라는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 삶의 장기적 목표

반대되는 시각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평론가 이동진 님은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라는 말을 하셨는데 무척 공감합니다. 우리 삶은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우리 삶은 결코 뜻대로만 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삶의 장기적 목표는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흐릿하더라도 방향을 설정해 두는 것과, 아예 아무 방향이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구불구불한 길일지라도 어떤 목표를 향해 성실하게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인 것 같습니다. 반드시 거창한 목표가 아닐지라도 말이죠.


삶에서든 장기에서든, 어떤 방향(원하는 결과)을 설정해 두고 거기에서 거꾸로 ‘그럼 내가 지금 당장 뭘 해야 하지?’ 고민하는 것은 좋은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궁극적인 목표가 창업가가 되는 것이라고 해볼까요. 그럼 그 사람이 창업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요? 창업가로서 실력을 쌓는 것이겠죠. 그런데 창업가의 실력은 지금 당장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요? 직접 창업을 하고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매니저(PM)로 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PM만큼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는 제품에 깊게 관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이게 지금 저의 판단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게 반드시 옳은 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옳다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사는 수밖에 더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장기'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썼군요.


Q. 내 삶의 장기적인 목표로는 어떤 게 있나요?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런 고민을 깊이 해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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